자유

끊어진 기타줄 교체하기 - 칠전팔기

플라스틱조각 2025. 3. 9. 11:59

  방 한편에 기타줄이 끊어진 통기타가 오랜 세월 방치되고 있었다.

  예전에는 그래도 기타를 쳐보려고 몇 가지 코드도 외우고 노래를 부르면서 쳐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 먼지 쌓이고 녹슨 기타처럼 나의 뭔가를 해보고 싶은 의지도 방치되고 있다.

 

  어느날 다시 예전처럼 기타를 잠깐씩이라도 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녹슬고 끊어진 기타줄을 교체해 볼 생각으로 기타줄을 주문했다.

끊어진 1번 현. 세워둔 기타가 쓰러지며 그 충격으로 끊어졌었다

 

  기타줄을 갈기 위해서는 기타줄을 고정해 주는 포크핀이라는 것을 뽑아야 한다.

  기타줄이 끊어진 부분은 이미 기타줄이 느슨해져서 상관없지만 이미 팽팽하게 감겨있는 부분은 기타줄을 느슨하게 풀어준 다음에 포크핀을 뽑아야 수월하다.

 

그런데 슬슬 열받기 시작한 부분은 지금부터.

죽어도 빠지지 않는 6번 현의 포크핀

 

  애초에 끼울 때부터 뭔가 잘못 끼워졌는지 6번 현의 포크핀이 어떻게 해도 빠지지 않았다.

  얇은 니퍼로 살살 달래도 안 빠지고 작은 펜치로 흔들어봐도 절대 빠지지 않았다. 결국 연장이 든 서랍에서 커다란 펜치를 꺼내와서 포크핀을 뽑기 시작했다.

 

?

 

그때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포크핀의 대가리만 부러져서 뽑혔다. 

 

2차 격파 이후 결국에는 반대 방향으로 빠진 포크핀

 

  우여곡절 끝에 반대 방향으로 포크핀을 '조져'버리고 나서 결국에는 기타의 안쪽을 포크핀을 빼낼 수 있었다.

결국에는 포크핀도 새롭게 주문해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며칠 후 도착한 포크핀 세트

 

  분명히 기존에 끼워져 있던 포크핀의 치수까지 재서 꼭 맞는 것으로 주문했는데, 미묘하게 크기 차이가 나는지 조금 컸다. 그래도 제 기능만 발휘해 준다면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

 

6개 현 세트. 피크는 사은품.

 

 

  우선 가장 굵은 6번 현부터 6-5-4 / 1-2-3 현 순으로 기타줄을 끼운다고 한다. 기타줄의 뒷부분을 구멍에 넣은 뒤 포크핀을 잘 꽂고 나서 기타줄을 살짝 잡아당겨 포크핀과 기타줄이 잘 맞물리게 해야 한다.

미묘하게 큰 새로 주문한 포크핀
기타줄은 바깥쪽으로 감는다. 6-5-4 / 1-2-3 번 현 순.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기타줄은 바깥쪽으로 감는다.

  나는 멍청하게 6-5-4 까지 잘 끼우고 3-2-1 순으로 하려다가 3번 현을 안쪽으로 감은 것을 깨닫고 다시 바깥쪽으로 돌렸다가 기타줄을 끊어먹고 기타줄 세트를 다시 주문했다.

시발

 

  아예 기타줄 2+1 세트를 시켜 예비 기타줄을 마련해 둔 뒤 맘 편히 기타줄을 교체했다.

  기타줄 교체를 앞두고 정직하게 1세트만 주문해야지 하는 생각은 애초에 접어두는 것이 좋을 듯.

정상화된 기타. 삐죽삐죽 나온 기타줄은 잘 감아서 다치지 않게 니퍼로 잘라주면 끝.

 

 

  이상 n 년 만에 기타줄을 교체하면서 나도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본 기타줄 교체방법을 따라 하며 그것을 글로 남겨본다.

  얼마 동안 기타를 가지고 놀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제 가끔 기타를 치면서 놀 생각이다.

 

소리가 잘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