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아반떼 MD (2011) 브레이크 보조등 교체 - 내로남불

플라스틱조각 2025. 2. 26. 02:07

  운전하다가 내 앞에 가고 있는 차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아서 온전히 내 감으로만 앞 차가 멈추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때마다 나는 차 안에서 기본적인 자동차의 점검도 하지 않는 앞 차의 운전자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브레이크등을...

 

  그러던 어느 날 주차를 하다가 문득 이상한 느낌을 받고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후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를 확인했더니 아뿔싸, 나는 그때 내 차의 브레이크 보조등(차 뒷유리에 위치한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부터 이게 나갔었는지도 모르겠다.

 

  검색해보니 아반떼 MD(2011)의 브레이크 보조등 교체는 내가 직접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간단해 보였다.

 

  트렁크를 열고 허리를 숙여 트렁크 위쪽을 보면 저 흰색의 뭔가가 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른다.

 

  먼저 이 플러그를 뽑는다. 양 옆의 튀어나온 무언가를 꾹 누른 채 살살 뽑는다는 느낌으로 빼야 잘 빠진다. 뭔가 단단한 느낌이라 부러질 것 같이 무서웠지만 양 옆을 잘 누르면서 빼준다는 느낌으로 힘을 좀 쓰면 잘 빠진다.

 

  그다음에는 저 전구를 덮고 있는 덮개를 왼쪽으로 돌려서 빼야 된다.

  선이 끊어지거나 덮개가 부러질 것 같은 두려움이 들지만 저 날개처럼 튀어나온 부분을 잡고 돌리면 선이 끊어질 만큼 돌아가지도, 부러질 만큼 약하지도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럼 그 안에 이런 조그만 전구가 쏙 들어가 있다. 왼쪽으로 살짝 돌려서 빼면 끝.

과학시간에 배운 것처럼 필라멘트가 썩었다. 전구 사양은 12V 27W.

 

  이런 전구를 인터넷에서 사자니 전구 가격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다. 근처 카렉스가 있어서 가보니 3,700원에 좋은 아이템을 팔았다.

이 전구 세트에는 보조등용 전구와 후미등용 전구가 각각  2 개 씩 세트로 들었는데도 저렴했다. 3,700원

  문제는 차에 칼이나 가위가 없어서 손으로 단단한 포장을 쥐어짜다가 차에서 볼펜을 찾아 포장을 찢고 전구를 뽑아냈다는 것이다.

처참히 찢긴 포장. 새 전구는 썩은 전구와 달리 반짝거렸다.

 

  무책임하게도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사온 전구를 구멍에 눌러 넣고, 오른쪽으로 돌리고, 동그란 마개를 홈에 잘 맞춰 다시 오른쪽으로 돌리고, 제일 처음에 뽑았던 플러그를 다시 끼워넣기만 하면 브레이크 보조등 교체 끝.

 

 

 

  이제는 브레이크등이 고장 난 앞차를 보고도 비난의 수위를 좀 낮출 수 있게 됐다.

 

  자신이 매일같이 운전하는 차에 대해서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안전과 직결된 이런 사소하고도 중요한 문제를 그냥 지나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