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2~3번 정도는 콘서트 관람을 하는 편이다.
제일 처음 간 콘서트는 2012년 밴드 넬(NELL)의 멤버들이 전역하고 돌아와 선보인 <The Lines> 였다. 무대로부터 자리도 멀고 처음 보는 공연인지라 얼떨떨하고 긴장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지만 멀었던 거리와 관계없이 밴드사운드와 조명, 그리고 보컬 김종완이 전해 준 시청각적인 울림과 설렘이 인상깊이 남았다. 이후로도 수입이 적거나 없을 때도 콘서트장을 가끔은 가곤 했다. 주로 넬의 콘서트와 나중에는 아이유 콘서트도 몇 번 다녀왔다.
요아소비(YOASOBI)의 존재를 처음 안 건 <최애의 아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며 주제곡을 부르고 나서였다. 당시 그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 가끔 흘러나오는 경우를 제외하고 그들의 음악을 찾아 듣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누군가 요아소비의 '밤을 달리다'라는 곡을 커버해서 부른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들의 음악에 관심이 생겼다.
그즈음(2023년) 역시 나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는지, 요아소비의 내한 콘서트 소식이 전해졌고 놀랍게도 나는 이 소식을 침착맨의 유튜브 채널에서 알게 됐다. 이 영상에서 요아소비의 멤버인 아야세와 이쿠라의 귀여움에 더 입덕하게 된 것 같다.
23년에 요아소비의 내한 소식을 알았을 때는 이미 티케팅 등이 끝난 상황이고 그들의 음악에 관심만 가지고 있던 터라 콘서트를 갈 생각까지는 못했는데, 막상 내한 소식을 듣고 보니 저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들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라이브나 직캠 영상 등을 찾아보며 지냈다. 그러다 2024년 요아소비 내한 티켓팅 진행 소식을 듣고 '멀어도 좋으니 공연장 안에 들어가자'는 마음으로 정말로 '아무 자리'(4층에서도 제일 뒤쪽)나 티켓팅에 성공했다.
조금 힘들었던 게 공연장은 인천의 인스파이어 아레나였다. 그냥 인천 공항 간다고 생각하고 가면 되는 위치다. 그간 서울권에서 콘서트를 관람한 게 얼마나 편한 일이었는지 깨달았다. 요즘 콘서트를 하려는 가수나 음악가들이 공연장 구하기가 힘들다고 하던데, 새로 큰 공연장이 생겼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방러들에게는 역시나 애매한 위치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공연장에 일찍 도착한 편이라 굿즈를 구경하러 일찍 왔는데도 앞서 며칠 전 KREAM을 통해 사전 판매를 진행해서인지 몇몇 굿즈는 이미 품절이었다. 나는 YOASOBI 로고가 적힌 타월과 DVD 2장을 구매했다. 얼마 안 가서 굿즈 대기줄에 다시 구경 갔을 때 많은 굿즈들이 품절되어 있었다. 이 콘서트 굿즈를 잘 쓰는 사람들은 기념품이 될 수도 있고, 실용품이 될 수도 있는데 나는 굿즈가 아까워서 잘 사용을 못하는 편이라 거의 수납행이라고 보면 된다. 여태 산 굿즈 중 제일 잘 쓰는 게 넬 콘서트 가서 샀던 검은색 머그컵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굿즈 구매에는 신중한 편.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돌아다니다보니, 여기가 '다목적 공연 전용 아레나'라서 호텔 투숙객들, 관광객들, 관람객들이 뒤섞여 뭔가 혼잡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는 또 하나의 단점이 보였다. 관람객은 관람객대로 투숙객은 투숙객대로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폰카메라가 좋지 않은 관계로 요아소비의 사진을 잘 찍을 수 없어 업로드할 만한 사진이 없다는 게 아쉽지만, 좋은 사진을 찍은 사람들은 많으니 그것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 대충 분위기로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고 음악을 듣는데 치중했다. 공연을 관람하고 아야세의 프로듀싱 능력과 이쿠라의 보컬에 다시 한 번 감탄하며 요아소비의 음악을 더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요아소비는 너무 귀엽다.
공연 게스트로 전일에는 뉴진스가 다녀갔다고 해서 뉴진스를 못 봐 크게 실망했는데,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그룹 중 하나인 악뮤(AKMU)를 만나서 더 좋았다. 얼마 전 악뮤의 10주년 콘서트도 다녀왔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반가웠다.
요아소비의 내한 콘서트를 다녀오고 한동안 또 요아소비 앓이를 했고, 굿즈로 산 DVD를 천천히 돌려보며 후유증을 달랬다. 이 글을 쓰며 다시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만약 올해도 요아소비가 내한공연을 한다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 그런데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솔직히 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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