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살 필요 없는데’ 몇 날 며칠 노트북의 브랜드별 라인별 성능과 장단점을 비교하고 각종 쇼핑몰의 노트북 할인가들을 살펴보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결심한 모델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 직전까지 갔다가 문득 드는 생각은 ‘그럼 이걸 사면 어디다 쓰지?’ 또는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에 귀결된다. 결국 노트북 구매 계획은 취소, 그러기를 거의 2년 여가 지났다.
저가형 노트북 사양들을 보면 왜 저가형인지 이유가 분명하다. 어딘가 모자란 부분이 몇 가지씩 보인다. 화면의 질이 나쁘든지, 사양(특히 CPU)이 나쁘든지 또는 충전 방식이 PD충전(C타입 포트를 통한 고속충전)이 아니든지 그런 식이다.
그렇게 노트북 구매에 대한 생각을 애써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사양도 썩 나쁘지 않고 화면도 썩 괜찮은 모델의 노트북이 할인하는 것을 발견하고 고민 끝에 사기로 결정했다.
구매한 모델 이름은 레노버 씽크패드(Lenovo Thinkpad) T16 Gen1
2022년 출시된 모델이고 구매할 때 이미 출시된 지2년이 지난 상황이었다.
아마도 지금에 와서 이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현재(2025년 2월 22일 기준) 이 제품을 구매하려면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 든다.
노트북의 상세한 스펙 시트는 구글에 검색만 해도 쉽게 나오는 정보라 굳이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레노버 씽크패드 노트북에는 전통적으로 트랙포인트(일명 빨콩)라고 하는 빨간색 조이스틱 같은 것이 달려 있다. 용도는 마우스포인트의 조작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트랙패드의 성능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트랙포인트의 실질적인 사용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웹페이지 등에서 스크롤을 내리거나 올릴 때는 나름 편하다.
◉ 포트 구성
랜포트 / C타입 포트 2개 / A타입 포트 2개 / HDMI 포트 / 3.5mm 포트 / 보안잠금장치 슬롯(캔싱턴락) / 스마트카드슬롯(무슨 용도인지 몰랐으나, 흔히 사용하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같은 IC카드 사이즈의 카드가 삽입되어 데이터전송을 하거나 한다고 함. 주로 기업에서 보안의 용도로 사용된다고 함.)
빨강색으로 표시한 부분에 M.2 NVME SSD 256GB 저장장치(SK 하이닉스)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노랑색으로 표시된 부분의 슬롯은 M.2 슬롯으로 보여 추가 저장장치 장착이 가능한가 싶어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부분이다. 그러나 제품의 매뉴얼을 찾아보면 저 자리는 셀렉트 모델의 wireless WAN 카드 자리로 표기되어 있는데, 매뉴얼 상에서 볼 수 있는 메인보드의 사진과는 또 뭔가 달라 이 모델에서 사용 가능한 슬롯인지는 추가적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 장점
- 디스플레이 : 16인치 / IPS / 16:10 비율/ sRGB 100% / 안티글레어
- 해상도 : 1920x1200(WUXGA)
- 밝기 : 400nit
- CPU : AMD 6650U (2.9 GHZ)
- GPU : Radeon 660M
요즘 저가형 노트북에 들어가는 AMD 7xxxU CPU와 성능이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그래봤자 게임으로 치면 리그 오브 레전드 중간 옵션 정도를 돌릴 수 있는 사양이다.
직접 플레이해 본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한 개뿐.
◉ 단점
- RAM : 온보드 8GB
- 저장장치 : M.2(NVME) 256GB
- 무게 : 스펙 상 1.8kg
인텔 CPU가 들어간 T16 Gen1 제품군은 램 추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나, AMD CPU가 들어간 이 모델(21CHS00B00)의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메인보드에 RAM이 고정되어 있어 변경이 안된다는 점이다. 또한 추가 RAM 슬롯도 없어 메인보드 교체가 아니고서는 평생 8GB의 메모리로 사용해야 한다.
무거운 작업, 멀티 태스킹이 필요한 사용자는 절대 온보드 8GB에 추가 슬롯도 없는 이 모델을 구매해서는 안된다.
저장 슬롯이 1개인 점도 단점이다. 저장장치는 온보드가 아니라 노트북 분해가 가능한 사용자는 일명 뚜따(노트북 하판의 분해)를 한 후 더 용량이 큰 M.2 NVME SSD로 교체할 수도 있다.
노트북 구매에 있어서 무게도 중요한 스펙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노트북 1.8kg, 숫자로 감이 안 오는데 백팩에 이 노트북과 간단한 책 한 권 그리고 어댑터 등을 담고 어깨에 메면 필시 나무를 잔뜩 베어 지게에 짊어진 나무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떻게 보면 제발 한국인이라면 삼성 갤럭시북, LG 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K-정서에 맞는(?) A/S의 편리함과 로컬 사용자들이 최대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세팅된 UI와 UX는 K-노트북이 가진 최장점이다. 디자인과 성능으로 모든 랩탑을 ‘압살’하는 맥북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씽크패드의 투박하고 긱(Geek)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한 번쯤은 이 모델을 꼭 써보고 싶게 만든다.
레노버(Lenovo)의 씽크패드(ThinkPad) 제품군은 비즈니스용 노트북을 찾고 있는 사용자에게, 그리고 뭔가의 공대 감성을 느껴보고 싶은 사용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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