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이 글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원래는 뉴진스 앨범을 하나씩 모아 앨범 개봉 리뷰를 할 생각이었다.

처음 뉴진스가 데뷔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다. 걸그룹은 매 해 몇 팀씩이나 데뷔하고 사라지니까. 그런데 'Ditto'라는 곡이 발매되고 처음 뮤비를 봤을 때 나는 뉴진스라는 팀과 음악에 어떤 저항도 없이 끌렸다.
굳이 형용해보려고 문장을 떠올려보면 'Ditto'라는 곡의 뮤비를 보며 고등학생 시절의 추억이나 향수가 강하게 느껴졌고 잠시나마 그리웠던 그때로 시간을 되돌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멤버들도 하나같이 예쁘고 귀엽고 그룹의 콘셉트와 음악이 단연코 동 시기에 데뷔한 걸그룹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이었다.


유투브 채널을 통한 다양한 자체 콘텐츠와 포닝(Phoinig)이라는 전용 앱으로 팬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는 모습도 뉴진스 멤버들의 매력을 한껏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었다. 콘텐츠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에서 멤버들의 엉뚱한 모습이나 재미있는 모습들은 곧바로 하나의 밈이 되어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다.




Ditto 이후로도 Get Up 앨범과 How Sweet 앨범 등을 발매하고 순항하던 뉴진스는 작년 이맘때 쯤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당시 대표 민희진)와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활동에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도 모든 사항을 이해할 수는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서 쉽게 말하자면,
하이브는 민희진을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민희진은 뉴진스 멤버들에게 신뢰받는 프로듀서이자 대표이사였음으로 멤버들은 민희진 프로듀서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그래서 대표이사로의 복귀와 자신들의 프로듀싱을 계속해서 맡아줄 것을 원하는 중이다.
하이브는 자회사인 어도어의 편에서 민희진 프로듀서를 대표이사로 재선임할 수 없으며, 민희진 없는 어도어에서 뉴진스가 계속해서 활동할 것을 요구하는 중이다.
나는 이 과정들이 하이브에도 어도어에도 뉴진스에게도 민희진에게도 굉장히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법적 분쟁은 기간을 명확하게 정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이러한 분쟁 사이에 팬과 멤버 등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멤버들, 그리고 갓 성인이 된 멤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과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창 전성기에, 새로운 앨범들을 내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기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팬으로서 뉴진스의 새로운 앨범을 들을 수 없다는 것도,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도 너무 답답한 상황이다.

아직도 법적 분쟁 절차가 진행 중이라 멤버들은 활동할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인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의 어도어로 돌아간다고 해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않는다.
다른 건 사실 모르겠고 그냥 이 친구들이 하루 빨리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인터넷 상에서는 뉴진스 멤버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그들이 이 멤버들의 나이대에 모든 판단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이고 경제적이게 할 수 있었는가 묻고 싶다.
'자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상과 현실의 경계 (4) | 2025.06.07 |
---|---|
아반떼 MD (2011) 브레이크등 교체 - 머나먼 차량 경정비의 길 (0) | 2025.04.17 |
시집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을 읽고 - 행운의 부적 (3) | 2025.04.02 |
봄이 왔다는 증거 (0) | 2025.03.28 |
팟캐스트(Pod Casts) 듣기 - Video Kill The Radio Star? (0) | 2025.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