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허츠 타이탄2를 실사용해 본 지 1달 정도가 되어 실사용 리뷰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포스팅을 한다.

1. 좋은 물리 쿼티 키보드
로스트테크놀로지와도 같은 물리 쿼티 키보드는 생각보다 더 괜찮았다. 엄지손가락 끝으로 누르는 압력과 또각또각하는 소리, 그리고 화면에 타이핑되는 글씨는 손글씨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어딘가의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옛날 휴대전화나 블랙베리 같은 제품들을 써본 사람들은 어떤 향수를 느낄 수도 있다.
정형화된 터치스크린 키보드는 내가 'ㅈ'를 눌렀다고 생각하고 눌러도 'ㅂ'이나 'ㄷ'같이 엉뚱한 글씨가 눌릴 때도 있다고 느끼는데, 물리 쿼티키보드는 처음에는 속도가 좀 느릴지언정 오타율이 낮았다. 그리고 타이핑하다 보면 익숙해져 타이핑도 빨라진다.
단, 물리키보드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는 일 자체가 어색해진 지 너무 오래된 터라 이런저런 검색과 메신저 답장 등을 하고 나면 엄지손가락 끝이 얼얼한 느낌을 느끼는 날들이 있었다. 가급적 엄지손의 중앙쪽을 이용해서 타이핑하라는 제미나이나 chat GPT의 조언이 있었는데, 그러면 내가 어떤 키를 누르는지 잘 분간이 안되는걸..
기본제공되는 kika 키보드는 언어에서 한글이 지원되지 않아 Gboard앱(한글 가능)과 혼재되어 있는데, 여기서 오는 번거로움이 크다. 이 문제는 유니허츠 카페에서 추천해 주는 Brick Keyboard라는 앱을 쓰면 90%이상 해결될 정도로 앱의 완성도와 호환성이 좋았다.
2. 소프트웨어 (ui)의 너저분함
유니허츠 타이탄2는 one ui나 하이퍼 os 같은 별도의 안드로이드 커스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날것 그대로의 안드로이드 os 형태를 보인다. 주로 갤럭시나 아이폰을 사용하던 나는 이 날것의 상태가 조금 낯설고 불친절하고 불편하다고 느꼈다. 한편으로는 순정 안드로이드에 가까운 체험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새롭고 내가 커스텀하거나 알아가야 할 것들이 많아서 재미있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했다.
이상한 점은 '내 자동차 블루투스'(다른 차에서 테스트해본 바가 없음)와 연결 후 해제되고 나면, 시스템 통화볼륨이 최대로 되는 버그가 있다. 나는 통화를 자주하지는 않지만 볼륨을 거의 최소로 하는 편인데, 처음에 이 현상을 모르고 몇 번 통화했다가 깜짝 놀라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제는 으레 차를 타고 나면 시스템 통화볼륨을 낮춰놓거나, 요 며칠은 아예 블루투스를 끄고 AUX 선을 이용했는데 이건 왜 이래야하는지 모르겠다. AI와 대화해보니 이래저래 해보라는데 다 안 돼서 때려치운 상태이다.
3. 무게와 디자인의 압박
이 모델을 처음 봤을 때 느낀대로, 무게와 크기가 가져다주는 압박감이 크게 느껴진다.
주로 바지에 끈이 달려서 허리춤에 묶는 바지를 입는데, 단단히 메지 않으면 폰의 무게 때문에 바지가 흘러내릴 것만 같은 감각이 그대로 골반에 느껴진다.
손이 작은 편인 나는 이 벽돌을 쥐는 게 꽤나 힘든 일이다. 주로 양손으로 쥐는데도, 크기와 무게의 압박이 상당하다.
이 모델의 한 손 조작은? 손목을 절단내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이 벽돌이 꽤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람 많은 곳에서 이 전화를 꺼내 전화를 하거나 타이핑을 치는 일은 요즘 조금 부끄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내가 좋으면 그만 아닐까?
한가지 더, ‘후면 디스플레이’ 이거 정말 필요한 건지 의문이 든다.
알림이 오면, 후면 디스플레이가 켜지고 빨간 점이 생기며 어떤 알림이 왔음을 알려준다. 또 거기 몇 가지 커스텀 시계 화면을 디자인하거나, 배경화면을 설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뭐.. 필요한가?
이 전화의 기믹적인 디자인에 추가되어 더 기믹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뭔가 최대한 활용해 보려고 후면 디스플레이에 고죠 사토루를 설정해 놓고 카톡이 오거나 전화가 올 때, 그리고 그냥 고죠 사토루가 보고 싶을 때 후면 디스플레이를 두번 두드리면 이렇게 나온다.

4. 아직도 좀 두려운 보안
유니허츠 관련 카페를 보면 은행이나 증권 앱등도 잘 사용하고, 화면 비율이 어긋나 잘리는 경우는 설정으로 잠시 화면비를 조정하여 조작하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사용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중국 제품이다 보니 아직도 이 기기를 완전히 믿기 어렵다. 특별히 내 혐오나 차별을 배제하고서라도 전자제품에서 보안 문제가 제기된 사례는 중국 제품에서 많았기 때문에 사실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아직 1개의 은행앱도 설치하지 않았고, 괜히 카메라가 비춘 방향이 나도 모르게 해킹된 IP CCTV처럼 어딘가로 유출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도 든다.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없지만 나는 극한의 불안형 인간이다.
5. 결론
- 물리 키보드가 그리운 블랙베리 사용자들이 구매 후보에 올려둘만 하다
- 소프트웨어의 불편함에 도전정신을 가진 사람이 구매 후보에 올려둘만 하다
- 물리 키보드 사용자여 그 무게를 견뎌라
(실은 물리 키보드가 있으면서도 무게와 디자인도 예쁜 것들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다)
- 보안에 자신이 없다 → 갤럭시 / 아이폰
- 잃을 게 없다 → 유니허츠 써도 됨
- 아직 실질적인 보안 문제가 없었으므로 이를 신뢰한다 ->유니허츠 써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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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허츠 타이탄 2 (Unihertz Titan 2) 잠깐 사용후기
https://garbagepatch.tistory.com/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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